사회적협동조합 ‘숲과 사람’ 안쓰는 화분·항아리로 다육이 공원 조성

나뭇가지에 파릇한 싹이 돋아나는 요즘, 봄기운을 느끼고 싶지만 미세먼지 때문에 외출도 쉽지 않다. 마스크로 중무장을 하고서도 서둘러 집에 돌아오게 되기 때문.

집 안 가득 초록의 봄빛을 들이고 싶은 시민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사회적기업이 있다. 사회적협동조합 ‘숲과 사람’이다.

경상북도 포항시에 위치한 '숲과 사람'은 ‘사용하지 않는 화분을 보내주세요’라는 현수막으로 입소문을 탔다. 현수막을 건 지 일주일만에 200여개의 화분이 수거될 정도로 많은 관심을 끌었다. 2018년 전국 최우수산림교육전문업체로 선정돼 산림청장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쌀이나 장을 보관하기 위한 항아리는 집집마다 한두개씩은 있기 마련, 화분 역시 이사와 승진 등 각종 축하 선물로 빠지지 않는 품목인 만큼 사무실 등에 빈 화분만 덩그러니 있는 경우도 심심치 않다. ‘숲과 사람’은 골칫거리로 남은 항아리와 화분에 착안했다. 사용하지 않는 화분을 사용해 복지시설 마당이나 마을공터, 경로당 등에 소공원, 정원을 만들어 공동체의 풍경을 바꾸자는 것이다.

또 화분을 수거하고 배분하는 인력은 외에 다육이와 미세머지 저감 식물을 가꾸고 식재하는 인력, 조성된 공원을 관리하는 인력 등도 필요하기 때문에 고용 창출을 동시에 꾀할 수 있다는 게 ‘숲과 사람’의 설명이다. 현재 포항시 연일읍 택전리에서 ‘다육에 빠진 택전마을’을 주제로 농촌마을 재생모델 사업이 진행 중이다. 경북형 행복씨앗마을사업과 연계해 마을주민 4명을 전담인력으로 고용했다.

이 밖에 수거한 화분을 다시 화분갈이를 하고 다육이나 미세먼지 흡수·저감 식물 등을 심어 홀몸어르신이나, 장애인, 모자가정 등에 무료로 보급하는 사업도 펼칠 예정이다. 물론 기증자가 원할 경우 다육이 등 식물을 심어 되가져갈 수도 있도록 할 계획이다.

‘숲과 사람’ 박희경 대표는 “택전1리에 다육이 위주의 화분과 조형물을 설치하고 포토존도 설치할 계획”이라며 “조용한 시골마을을 사람들이 찾아오는 마을, 다육이로 특화된 마을로 가꿔 보고 싶다”고 밝혔다.

ksen@ksen.co.kr 변윤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