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과 발전방향
이용섭
서강대 외래교수
며칠 전 어떤 모임에서 몇몇 사람들이 제기하는 정부의 경제정책과 대기업에 대한 불만을 들을 수 있었다. 그들의 이야기 내용은 다음과 같다.
‘신자유주의의 확산으로 빈부격차가 심화되고, 실업문제와 고령화의 가속화 등 사회경제문제가 확산되면서 복지서비스와 지속가능발전에 대한 관심이 증대되고 있는데 정부가 제대로 역할을 못하고 있어 서민들이나 소외계층의 삶은 점점 어려워지고 있으며, 대기업들 역시 정부와 국민으로부터 많은 혜택을 받아 왔으면서 우리사회를 돌아보지 않고 아직도 과거의 경영 틀에 머물러 있다’는 주장이다.
이러한 지적은 상당 부분 일리가 있는 것으로 생각되며 그 반작용으로 사회적경제나 사회적기업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아닐까.
우리나라는 물론 많은 나라들이 당면하고 있는 위와 같은 사회경제적 문제는 이미 정부나 일부 기업이 감당하기엔 역부족인 상황으로 판단되며 지속적인 사회발전을 가로막는 걸림돌이라 하겠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인가. 이를 위해서는 정부나 기업이 제공하기 어려운 여러 가지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노력이 요구되고 있는 바 이러한 차원에서 등장한 것이 바로 사회적 기업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선진국에 비해 아직은 초기 단계에 머물러 있다. 사회적기업이 지속적으로 존속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체계적인 육성정책과 함께 지방자치단체, 기업 및 일반국민의 관심과 협조가 요구된다. 지역사회공동체의 가치실현에 기여하는 사회적기업이 자생력을 갖고 지속적으로 유지.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현재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여러 가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
‘사회적기업 지원제도 및 중간지원조직의 발전방향에 관한 연구’(최해식)에 따르면 사회적기업의 애로사항 분야로는 마케팅 분야가 73.5%로 가장 많았고 자본조달. 시장조사 및 분석 등의 순서로 나타났다.
먼저, 일반 기업과 마찬가지로 사회적기업에서 마케팅 역시 중요하디. 사회적기업이 사회적 문제 해결에 집중한 나머지 지나치게 공익에 집중하고 고객의 욕구를 등한시 한다면 지속적인 존속이 어려울 것이다. 따라서 사업초기부터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생산하고 제공하는 등 마케팅 본질인 고객 가치에 집중해야 한다.
또한 사회적기업이 지속적인 영업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도록 전문적인 경영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판로확보를 위해 공공 우선구매제 등 지속적인 지원책이 요구된다.
둘째, 자본조달 분야의 경우 사회적기업이 다음 단계로 성장하기 위한 투자금이 필요할 때, 정책자금의 효과적인 집행은 물론 기업들의 사회공헌 자금의 지원을 통하여 지속적인 성장이 이루어지도록 사회적기업과 대기업의 협력의 장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사회적기업의 활성화를 위한 환경적기반이다. 우리나라의 환경적 기반은 사회적기업이 지속적으로 경영활동을 하기에 부적합하다. 특히 정부의 육성정책이 종료되거나 감축되는 시점에서 자생력을 갖춘 사회적기업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따라서 소비자들의 ‘따뜻한 소비’ 등 소비자의식이 개선되고 사회적기업에 대한 기부문화의 확산과 자원봉사 활동이 활성화 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이제 우리 사회는 지식사회에서 ‘혁신사회’로 옮겨가고 있다. 오늘날 혁신사회에서 ‘사회적 혁신’으로서 다음과 같은 문제에 대하여 관심을 가져야 한다. 기존에도 문제였고 갈수록 심해지는 문제, 기존에도 문제였지만 시장과 정부가 해결하지 못한 문제, 마지막으로,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문제 등이다. 이런 문제에 대한 해결의 일부를 우리 사회적기업이 감당하여 성공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정부, 지방자치단체, 시민사회의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이와 같은 상생의 모델을 통하여 우리 사회의 지속적인 발전의 디딤돌이 되도록 좀 더 훈훈한 연말, 따뜻한 새해가 되길 기대해본다.